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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을 딥테크 성지로" 특구재단 베테랑들 "매일 출연연 현장 출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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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5-08-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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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특구재단이 달라졌다, 임문택 본부장 인터뷰
출연연 기술 직접 발굴부터 규제 해결·사후관리까지
실무형 접근으로 지속가능한 딥테크 생태계 구축
광주·대구·부산·전북특구도 강점 살려 딥테크 생태계 연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딥테크 육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 가운데 핵심 키 맨 역할을 맡은 임문택 본부장을 만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홍재화 기자]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딥테크 육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 가운데 핵심 키 맨 역할을 맡은 임문택 본부장을 만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홍재화 기자]
"딥테크 하면 대덕, 대덕 하면 딥테크가 떠오르게 만들고 싶습니다."

임문택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덕연구개발특구본부장이 그리는 미래다. 최근 임문택 본부장은 대덕을 '딥테크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 실험실을 직접 찾아다니며 기술을 발굴하고 이를 기업과 연결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특구재단이 딥테크 육성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현장에서 이를 실행하는 핵심 인물이다.

그의 바쁜 일상이 이를 증명한다. 임 본부장은 지난 29일 "요즘 정말 바쁘다. ETRI,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IBS 등 거의 매일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책상 위에는 출연연별로 정리된 기술 자료들이 높이 쌓여 있었다.

◇ 직접 랩 찾아가는 이유···"눈으로 봐야 알 수 있어"

딥테크 육성을 위한 임 본부장의 첫 번째 전략은 '직접 발굴'이다. 그는 "성과확산 부서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고 있지만, 거기서 그치면 기술을 제대로 알 수 없다"며 "어떤 실험실이 어떤 딥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연구자가 어떤 기업과 협업하고 싶어 하는지 직접 만나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장 중심 접근법은 기업을 대하는 방식도 바꿔놓았다. 예전처럼 홈페이지에 기술 정보를 올려놓고 기다리는 수동적 방식은 딥테크 시대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1-2년 안에 딥테크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을 직접 찾아 나선다.

그 결과는 어떨까. 현재 그가 실증 기획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딥테크 관련 프로젝트만 20개 내외에 달한다. 이런 적극적 매칭이 실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임 본부장은 "기업들은 '출연연이나 카이스트가 벽이 높아 보였는데 생각보다 접점이 생겨서 좋다'고 하고, 출연연에서는 '진짜 필요한 곳과 어떻게 연결될지가 중요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로가 원하던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딥테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임 본부장의 20년 경험이 있다. 그는 특구재단 원년 멤버로, 200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TF가 구성될 때부터 함께했다. 2008년 국내 최초 LLC형 펀드인 이노폴리스 펀드를 800억원 규모로 조성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그 성과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11개 펀드 5588억원 규모로 성장해 총 260개 기업에 4111억원을 투자했으며, 딥테크 기업에 약 75%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는 또 다시 변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연구소기업 모델로의 전환도 그가 주도하고 있는 딥테크 육성 전략이다. 과거에는 단순 기술이전이 주였다면, 이제는 연구소가 직접 회사를 만드는 모델이 주류가 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있다. 그는 "매출 10억이 안됐던 한다랩이 미국 회사와 합병하면서, 연구소기업 최초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것이 딥테크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술 자체가 돈이 되는 시대에 맞게 딥테크 육성 전략도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다랩은 지능형 로봇 및 딥러닝 기반 AI 모니터링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AI 딥테크 연구소 기업이다.

◇ 규제샌드박스부터 사후관리까지, 전주기 지원 시스템
 
임문택 본부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등 현장을 누비며 각종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홍재화 기자]임문택 본부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등 현장을 누비며 각종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홍재화 기자]
딥테크는 기존 규제 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임 본부장은 규제 해결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덕특구만의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딥테크 기업들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일이다.

2023년 특구법 개정으로 실증특례 신청주체가 확대되고 임시허가·신속확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완비된 후 다양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개발 시 필요한 폭발물 사용,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안티드론 기술 개발을 위해 필요한 드론 비행 실험도 비행금지구역 내에서 가능하게 해줬다.

심지어 자전거에 LED 광고판을 달아 돌아가면서 광고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도 광고법에 저촉됐지만, 이를 해결해 실증할 수 있게 했다. 임 본부장은 "딥테크는 기존 규제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분야 제한이 없는 우리 규제샌드박스가 딥테크 육성에 큰 강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규제 해결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사후관리다. 특구재단은 과제가 끝난 후에도 기업들을 계속 챙기고 있다. 첨단기술기업 지정, 연구소기업 설립, 공장 등록 지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접점을 만들고 있다.

그는 "딥테크는 장기간에 걸쳐 육성해야 하는 분야"라며 "일반적으로 과제가 끝나면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끝나는데, 우리는 산업단지 관리까지 하다보니 계속 만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딥테크 육성에 있어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딥테크 요람 대덕' 위한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

임 본부장은 현재 3개 팀(혁신기업지원실, 기술창업지원팀, 대덕특구관리팀), 22명 팀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 목표는 단순하다. 바로 딥테크를 대덕의 대명사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은 대덕을 설명하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한다. 임 본부장은 "예전엔 대덕특구를 '정부 투자가 얼마, 박사급 인력이 몇 명' 이렇게 숫자로 설명해야 했는데 이제는 '딥테크'라고 하면 바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딥테크 기업을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특히 중시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관계 만들기'다. 기업들이 커서 다른 지역으로 가더라도 대덕과의 끈은 놓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는 "딥테크 기업들이 대덕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어디에 가서 있든 대덕에 대한 애착이 있고 무언가를 제안하면 흔쾌히 같이 하자고 하는 그런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마치 고향처럼 말이다.

임 본부장이 그리는 딥테크 육성의 미래 모습도 구체적이다. 돌이켜보면 여기까지 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는 "대덕이 얼마나 의미 있는 지역인지, 공공 기술이 어떻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가 구체화되는 데 2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연구단지로 시작해 30년, 연구개발특구로 바뀐 지 20년 만에 성과를 보인 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임 본부장은 "다음 10년 후에는 딥테크가 생활 속에서 구현되고, 그 시작이 대덕이라고 인정받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딥테크 육성에 대한 임 본부장의 목표를 물어봤다. 대답은 그가 품고 있는 야심이 드러났다.

"대덕특구가 딥테크의 요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스타트업 챌린지처럼 딥테크 분야 기업들이 대덕에 와서 파이널 라운드를 하는 그런 시그니처 이벤트를 만들고 싶다"며 "말은 제주도 가고 사람은 서울로 간다는 말이 있는데 모든 지역의 딥테크 기업들은 대전으로 간다는 말을 만들고 싶습니다."

◇ 전국 연구개발특구와 강소특구 협업, 더 큰 딥테크 도전해야
 
연구개발특구 특화 분야간 상호 연결 예시. [자료=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연구개발특구 특화 분야간 상호 연결 예시. [자료=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연구개발특구의 첫 시작인 대전이 순조롭게 항해하는 가운데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총 5개의 연구개발특구와 강원도 춘천부터 울산 울주까지 14개의 강소특구에서도 최근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임 본부장은 각 특구에서 배출된 유사기술들을 묶어주고 연결한다면 더 큰 딥테크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개발특구에 따르면 광산업 거점도시라는 장점을 살린 광주에는 GIST 연구진이 창업한 ’LiDAR기술 기반‘코스닥 상장기업 에스오에스랩이 자리 잡고 있다. 대구에는 세계 최초 마그네시아 방열필러 소재를 개발해 특구로부터 R&BD지원 및 투자유치를 받아 설립 3년 만에 192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소울머티리얼이 위치해있다. 

생명과 의료로봇에 집중하고 있는 부산에는 부산 의대 교수가 창업해 45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타우메디칼,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및 친환경 바이오 소재 기반 기술로 173억원 투자를 유치받은 에스엔비아가 활발히 활동 중이며, 전북은 항산화물질 기반 제품으로 3년 만에 매출을 9배 성장시킨 바이오메이신, 태양광 패널 리사이클링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다이나믹인더스트리가 자리 잡고 있다. 

특구에서 기술력 기반 미래 성장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각 특구는 지역 과학기술 인력과 유관기관들을 연계해 딥테크 중심 혁신과 글로벌 사업화를 핵심전략으로 기술사업화 성공모델을 다양하게 배출해낸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특구재단은 19개 특구가 하나처럼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고, 다함께 글로벌 혁신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주특구본부 서동경 본부장은 "앞으로도 광주특구는 특구의 성공모델을 지역에 확산·접목시켜 과학기술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특구본부 박은일 본부장은 "AI 영향력이 커지는 시대에 AI 기술주도성장을 위해 AI휴머노이드로봇, 첨단모빌리티 및 첨단바이오 등 딥테크 기반 지역특화 기술사업화 전략 마련하겠다"며 이와 함께 "해외시장진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제조업의 AX 대전환으로 지역특화 생태계조성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부산특구본부 한상문 본부장은 "지난 10여년간 축적된 혁신의 힘을 바탕으로 센텀·에코델타 등 신 거점 공간과 연계를 통해 부산 전역의 기술 창업과 첨단산업 육성의 균형 성장을 실현하겠다"며 "지역 내 혁신자원을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클러스터 전략을 통해 기술이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특구본부 유진혁 본부장은 "전북의 주력산업인 그린바이오의 강점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첨단바이오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며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핵심 연구기관의 우수한 박사급 인재들을 적극 활용하고 역량을 결집하여 혁신적인 첨단바이오 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각 특구별로 특화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특구별로 지역 혁신 생태계를 위해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다함께 유사 기술을 묶어주고, 전방, 후방산업을 연결해서 더 높은 딥테크를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